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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고와 기대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축, 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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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96회   작성일Date 24-03-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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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권발전연구소 개소 30주년을 맞아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지난 30년 간 한시도 멈추지 않고 오로지 지역발전을 위해 꾸준히 헌신하고 노력해온 안동권발전연구소의 업적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성취라 아니할 수 없다. 대도시에서도 연구소들의 부침이 많은 현실에서 안동 같은 지방중소도시로서는 그 전례가 없는 경사스러운 일이며, 향토발전사에 기리 남을 자리매김을 했다고 생각된다. 


    돌이켜 보면 1980년 후반쯤으로 기억된다. 지방자치실시를 앞두고 각 자치단체들이 스스로의 지역발전 비전을 갖고 기지개를 펼 무렵, 나는 몇몇 지방을 상대로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었다. 스스로에게 동력을 불러 넣으려는 취지였다. 그 무렵 안동상공회의소 조동휘회장을 만나 타 지역의 분위기를 전하고 앞으로 다가올 지방화시대를 대비해 우리도 뭔가 일을 해 보자고 했다. 그 분의 말씀이 안동상공회의소가 워낙 영세하여 그만한 여력이 없다고 했다. 

    나는 안동대학교 남치호교수와 그 문제를 논의했더니 그의 반응이 의외로 적극적이어서 우리는 서로가 원군을 얻은 셈이 되었다. 나는 중앙에서 이론적 뒷받침을 할 터이니 안동에서 연구소를 만들어 지역발전의 비전을 제시하고 발전동력을 넣어주자고 했다. 어째든 그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지는 모르지만 그 후 나와 이 문제로 여러 번의 접촉이 오고 갔다.


    우여곡절 끝에 남치호교수는 안동발전을 항상 걱정하는 강보영 당시 이사장을 설득, 적극적인 지원을 얻어내 1989년 드디어 대망의 안동권발전연구소의 발족을 보게 되었다. 물론 이것은 나 혼자만의 피상적인 관찰이겠지만 연구소가 잉태하기까지 남교수를 비롯하여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많은 지역인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여 나는 안동인의 자긍심을 높이 사고 싶다. 당시 잠자던 안동지역에 이것은 큰 사건이었고, 그것을 통해 안동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경북북부권의 균형발전을 위한 도청유치운동이었다.

     

    연구소가 발족하던 그해 5월, 나는 <지역발전을 위한 시민들의 자세>란 주제로 첫 간담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그 후 제1회, 제2회, 제5회에 걸쳐 학술세미나를 할 때 중앙의 학계 원로와 중견 교수, 그리고 중앙정부 관계자들을 대거 초청하여 주제발표와 토론에 참여시켜 경북북부권 균형발전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세 번에 걸친 학술 세미나에서 회의장을 가득 매운 시민들의 열기와 호응이 대단했고 주최 측에서도 여기에 용기를 얻게 되었다. 그 결과 지난 30년 간에 이룩한 업적 가운데 가장 큰 공적은 누가 뭐라 해도 경북도청을 안동으로 유치한 것이다. 이것은 지역주민들의 숙원을 이룩한 쾌거이다.


    하지만 그것은 오직 시작에 불과하다. 도청이전의 시너지효과가 지역 간의 이해와 협력부족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30년은 연구소가 그동안에 이룩한 업적에 연연해 안주할 수만은 없다. 미래는 요동칠 것이다. 우리는 급격한 변화의 물결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미래의 30년은 그동안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변화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변화의 속도와 질의 변화에 놀랄 것이다. 계속되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사회, 경제 및 의식구조와 삶의 질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고, 이는 또한 연구소가 직면할 미래의 과제인 동시에 도전이기도 하다.


    무엇 보다 앞으로 직면할 과제는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소멸위기다. 그동안에는 인구감소가 서서히 진행되어 피부로 느끼지 못했으나 이젠 그 속도가 빠르고 이미 임계선을 넘어섰다. 

    출산율이 일본보다 낮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저 출산국가의 오명을 얻었다. 경북 북부권 주변의 농촌지역을 비릇 소도시들은 출생률 저하와 고령인구로 인해 성장동력을 잃고 좌초위기에 놓여있다. 안동도 여기에 예외일 수 없다. 지난 10년 간 정부가 출산장려책으로 127조원을 지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률은 1.98에서 거꾸로 마이너스 0.98로 까지 곤두박질을 쳤고, 이것은 곧 0.00으로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수치스럽게도 이는 정부의 정책실패이자 국가의 위기인 동시에 농촌과 중소도시의 소멸을 가져 올 것이 뻔하다. 오직 수도권공화국만 버티고 있을 뿐이다. 무엇이 잘 못되었으며,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고민해 보아야한다. 좀 시니컬한 표현일지는 몰라도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국가’로 몰락할지 모른다.


    이제 미래에 직면할 패러다임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당면과제는 지방소멸론이다. 한 가지 극복방안으로는 광역적 접근을 시도해 볼만하다. 모두가 소멸되기 전에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은 이것 밖에 없다. 소멸위기에 직면한 주변농촌과 소도시들이 소통하고 협력해 공멸위기에 대응해 공동의 가치를 창출해야한다. 그동안 지방자치가 서로 경쟁관계 속에서 갈등만을 조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좁은 공간에서 갇혀 있지 말고 자치단체 간의 경계를 허물고 자유공간으로 나와 서로가 협력해야한다. 지방자치란 가치가 잘못된 정치공학적 이데오르기로 고착된 현실은 지방소멸시대에 있어서 우리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안동권발전연구소가 미래의 열린 연구소로서의 그 잠재력에 한 번 더 기대를 걸어 본다. 


    연구소의 30년 생일을 축하하고, 그동안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의 괄목할만한 업적을 이룩한 남치호 소장과 그 회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주위에서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앞으로 30년 후 연구소의 회갑 년을 향해 우리 모두는 심기일전해 다시 힘을 모아야겠다.

     

    ed1b5270bcb434a640153d73fa7a1c18_1711499835_1982.jpg김 원,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축 / 2019년 10월 10일


    前 서울시립대학교 부총장, 前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회장, 前 중앙도시계획위원회위 원장

    미국컬럼비아대학교 도시계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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